아드만이란?

12살 두 소년의 태엽식 카메라

   1966년, 영국 남서부 월튼 온 템스(Walton on Themes)라는 작은 마을의 두 소년, 피터 로드와 데이비드 스프록스턴은 당시 영화 특수효과의 거장 레이 해리하우젠,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 한나 바바라, 그리고 테리 길리엄의 작품들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한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그들은 당시 사진가였던 데이비드의 아버지로부터 볼렉스 카메라[Bolex Camera: 태엽식/16mm 필름]를 빌려 그들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했다.
 
피터와 데이비드는 그들 스스로 꾸준한 연습을 하며 애니메이션 스킬들을 하나씩 익혀 나갔다. 자르고, 붙이고, 그려가면서 노력한 결과 그들의 첫 애니메이션 쓰레기(trash)라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작품을 만든 후 그들은 각자의 가족들을 관객 삼아 첫 상영을 하게 된다. 소리가 없던 영상이어서 하이파이에 찰리 파커의 비밥(Bebop)을 배경으로 틀어 놓았다. 순수하게 재미 위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어린 두 소년은 자기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며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슈퍼 히어로, 아드만(Aardman)!

당시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BBC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을 지켜보던 그는 ‘비전 온(Vision on)’이라는 TV 시리즈 담당 PD를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를 통해 그들은 영화 제작용 필름 한통을 받게 된다. 영화 제작용 필름을 받고 신이 난 그들은 또 다른 재미를 위하여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포유류 아드박(Aardvark)[땅돼지과]에서 ‘아드(Aard)’를 따오고, 슈퍼맨(Superman)에서 ‘맨(man)’을 따와서 그들만의 슈퍼 히어로인 ‘아드만(Aardman)’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그들은 그 이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결정에 대하여 만족스러워 한다. 당시, 그 애니메이션은 작품 이름도 없었고, 주인공인 아드만은 특별한 힘이 없는 그저 빨간 망토를 걸친 남자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그들의 사업의 시발점이 되었다. 아드만 주인공의 셀 애니메이션을 15파운드에 BBC에 첫 판매를 하였고, 처음으로 그들만의 계좌를 만들게 되었다. 그 계좌의 이름이 바로 ‘아드만 애니메이션(Aardman Animations)’이었으며, 1972년 아드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공식 등록했다.